남아 있는 시간은
얼마일까?
아프지 않고
마음 졸이지도 않고
슬프지 않고
살아갈 수 있는 날이
얼마나 남았을까?
온다던 소식 오지 않고
고지서만 쌓이는 날
배고픈 우체통이
온종일 입 벌리고
빨갛게 서 있는 날
길에 나가
벌 받는 사람처럼
그 대를 기다리네
미워하지 않고
성내지 않고
외롭지 않고
지치지 않고
웃을 수 있는 날이
얼마나 남았을까?
까닭없이 자꾸자꾸
눈물만 흐르는 밤
길에 서서 하염없이
하늘만 쳐다보네
걸을 수 있는 날이
얼마나 남았을까?
바라보기만 해도
가슴이 따뜻한
사랑할 날이
얼마나 남았을까?.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