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봄 밤의 회상

신데렐라임 2012. 10. 1. 10:31

     

    봄밤의 회상 

    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이외수 

    밤 새도록 산문시 같은 빗소리를
    한 페이지씩 넘기다가 새벽녘에
    문득 봄이 떠나가고 있음을 깨달았네
    내 생애 언제 한번
    꿀벌들 날개짓소리 어지러운 햇빛 아래서
    함박웃음 가득 베어물고
    기념사진 한 장이라도 찍어 본 적이 있었던가
    돌이켜 보면 내 인생의 풍경들은 언제나 흐림
    젊은날 만개한 벚꽃같이 눈부시던 사랑도 끝내는
    종식되고 말았네
    모든 기다림 끝에 푸르른 산들이 허물어지고
    온 세상을 절망으로 범람하는 황사바람
    그래도 나는 언제나 펄럭거리고 있었네
    이제는 이마 위로 탄식처럼 깊어지는 주름살
    한 사발 막걸리에도 휘청거리는 내리막
    어허,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네
    밤 새도록 혼자 펄럭거리고 있는지를

     

    로 기대할 추억조차 없는 나날 속에서
    올해도 속절없이 봄은 떠나가는데
    무슨 이유로 아직도 나는